며칠전 스완지 vs. 첼시의 컵 경기가 있었습니다. 첼시는 지난 번 홈 경기에서 져서 이번에 꼭 3점을 넣어야 90분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첼시의 에덴 아자르 선수가 볼보이를 발로 가격한 사건입니다.
유명한 축구 커뮤니티나 여러 커뮤니티에서 볼보이에 대한 옹호는 많지만 아자르를 옹호해주는 의견은 너무 적거나 묻혀버리고 비난을 면치 못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글을 적어 봅니다. 아자르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겐 폭력을 옹호하는 '나쁜 놈'으로 규정지으며 아예 반론을 하지도 못하게 하더군요. 초등학생보다 못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아자르의 폭력을 옹호하자는 건 아닙니다. 이해하자는 겁니다.
볼보이의 심정을 이해하라고 합니다. 뒤에서 밀었는데 공을 주고 싶었겠냐구요. 근데 그 전에 왜 선수를 이해하지는 못할까요?
경기에서 지고 있고, 공을 빨리 돌려서 골을 넣고 싶은데 어줍짢게 비열한 행동으로 게임 지연 시키려고 하는 볼보이..
'볼보이가 경기를 지연시키려는 행동이 있어서 아자르가 몇 차례 경고를 했다.'
경기전 트위터에서 볼보이가 경기를 방해를 암시하는 글도 썼다는 기사도 나왔어요
몇 번의 경고 끝에 지고 있는 경기를 뒤엎을 시간이 줄어드는데, 공정한 경기를 더럽게 망치려고 하는 꼬맹이들이 얼마나 얄밉겠습니까.
심판한테 요청하면 되지 않느냐? 말하면 뭐 합니까. 그런 과정이 또 경기시간 잡아 먹습니다. 방법이 없죠. 심판은 그런 눈에 잘 띄지 않는 볼보이의 행동까지 지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선수의 요청을 받아들여도 볼보이에게 언질이나 주고 말겠지요. 그런다고 경기 전에 트위터에 방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볼보이에게 먹히겠습니까?
저는 볼보이가 밀려 쓰러진 행동도 의심스럽습니다. 보통 선수들이 헐리웃 액션할 때와 비슷합니다. 세게 맞은 것도 아니고 스치거나 쓰다듬은 것일뿐인데 크게 액션하는 것처럼 볼보이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워낙 폴짝 쓰러졌거든요. 무슨 몸개그냐 싶었습니다.
아자르의 킥에 대해서는 두둔하고 싶지는 않지만 뻘소리를 하자면 공을 빨리 빼내고 싶고, 분노 때문에 때리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던 듯 합니다. 분명 발끝은 공을 찬 것으로 보입니다. 공이 바로 나왔거든요 발목으로는 볼보이를 때린게 됐지만
볼보이가 그렇게 몇 차례나 의도적인 방해를 하지 않았다면, 아자르가 다가가며 공을 달라고 했을 때 돌아서서 공을 줬다면 문제가 생겼을까? 의문이 듭니다.
볼보이한테 감정이입하는 분들에게.
뒤에서 밀었는데 나같아도 공 안주겠다구요? 볼보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시네요?
그러면 축구하는 선수들은요? 바보같은 방해없는 제대로 된 경기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데
어줍짢게 방해받는 선수들의 마음은요?
볼보이 잘못 없다는 분들이 반론에 써먹는 논리의 비약을 이용해보자면, 비도덕적이고 썩을 대로 썩은 정권에 대해서 총기들고 반란 일으킨 사람들도 결과적으로 폭력이니 무조건 틀렸다고 할 분들이시라고 생각합니다. 또 김구 선생 암살한 자식을 죽인 정의로운 일을 행한 사람도 잘못했다고 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만 보시고 의도는 생각치도 않으시니까요
아자르의 폭력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을 수 있는데 의도적으로 그렇게 몇 번이나 한 것은 강하게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홈에서는 그렇다구요? 그러면 원래 그러는데 선수가 그렇게 흥분하겠습니까? 그 선수가 경기를 뭐 한 두번 뛴 것도 아니잖습니까. 얼마나 노골적으로 했으면, 얼마나 노골적으로 하려고 트위터에 예고 글까지 올렸을까요.
물론 제가 선수라면 그 상황에서 참기는 하겠지만 어떻게서든 처벌을 받게 했을 것 같습니다. 평생 축구 관람 못하게 한다든지요 영국에서는 그런 식의 처벌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거든요
도덕적 판단의 종류에는 결과에 따라, 법에 따라, 의도와 가치 3가지 나뉩니다.
사람이 가장 성장했을 때 배우는 판단의 종류는 의도와 가치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입니다.